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삶의 아름다운 가치를 누리며 사는 박남준의 일상은 그대로 시와 산문!돈을 쓰지 않는 삶을 선택하면,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주 모악산으로 들어간 박남준 시인. 현재 지리산 자락 악양 동매마을에서 살고 있는 그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연간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적은 사람 중에 한 명이다. 스스로 ‘관값’이라고 부르는 자신의 장례비 200만 원만 가지고 있고 조금이라도 넘치면 여기저기 시민단체에 기부를 하며 살고 있다. 먹여 살려야 할 부양가족도 없고 신문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고 수돗물도 없는 곳이다. 그곳에서 하루에 두 끼 먹을 때도 있고 한 끼 먹을 때도 있는데 그나마 장정 숟가락으로 두어 번 뜨면 없어질 정도로 적은 양이다. 적게 먹는 만큼 똥도 적게 싸는데 그마저도 아궁이에서 나온 재와 함께 호박 구덩이나 텃밭으로 돌아가니 도무지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삶이다. 거름 문제 해결을 위해 오는 손님들에게 제발 집에 가서 싸지 말고 여기서 해결하라고 부탁할 정도다. 치약 대신 구운 소금을 쓰고 설거지에도 모래나 재를 쓰고 빨랫비누나 세숫비누도 다 물에 잘 풀어지기 때문에 버들치 살아가는 데 별 지장이 없는 용량을 쓴다. 이런 일들이 무슨 환경 친화 운운하는 관념론자 얼굴 알리기가 아니라 타고나길 그렇게 타고난 사람이다. 머리만 안 깎았을 뿐 스님도 이런 스님 보기 힘든 세상에 그가 살아 숨쉬고 있다. 그는 결혼은 안했지만 버들치 30여 마리가 자식으로 등록되어 있고 복수초와 물봉선과 진달래와 산나리와 온갖 산새들이 그의 가족이며 감나무 오동나무 낙엽송 도토리나무들이 그의 식구이다. 또한 배 다른 청설모와 다람쥐와 곤충들이 그와 함께 잠들고 비오면 비대로 눈오면 눈대로 바람 불면 풍경 소리대로 그를 둘러싼 해와 달과 구름과 별들이 모두 그의 혈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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